취직하고 조금 익숙해진 이후부터 뭐랄까…? 점점 나태해져만 가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본래 취직을 하게 된 것도 외대통번역대학원을 가기 전 경제적인 안정을 위함이었는데, 어느샌가 매달 꼬박 꼬박 나오는 월급에 + 일이 피곤하다는 훌륭한 핑곗거리까지 겹처서인지… 일 – 집(잠) – 일 – 집(잠) 의 반복패턴인 매일이 되어버린것이다. 정말 생산적인 일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매일이다.
문득 생각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그저그런 인생을 걷게 되는것이 아닐까? 길거리를 걸을때면 가끔씩 눈에 띄는 노숙자나.. 피곤에 찌든 얼굴을 하고 멍때리는 샐러리맨… 판에 박힌 매일을 사는 재미없는 인생들… 그런 인생들중 하나로 편승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통대를 노린다면 계속해서 일본어를 잡고있어야 함이 마땅하겠지만, 요즘 일본어가 도통 손에 잡히지 않는다. JPT나 기타등등 일어관련 시험도 생각해봤지만 의욕이 생기지 않는것은 매한가지.. 일본어 통역사의 길은 역시 내 길이 아닌걸까…? 하며 방황도 했다.
(물론 자기계발서를 줄줄이 써내려가시는 어딘가의 성공하였다는 분들은 지금이 고비라고 하겠지만)
당장에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뭔가 하기는 해야했던 찰나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다. 회사의 부하직원이 대학교에 다시 들어간단다. 뭔 봉창 두드리는 소린고 하니 일반 대학과는 조금 다른 방송통신대학이라는 곳이랜다. 한달 학비는 뭐!!!? 50만원도 안된다고? 그러고 보니 어머니도 방통대를 졸업했다고 하셨었군.. 무튼, 당장에 정보조사에 들어간 나는 입학을 결심하고 마지막 고민에 빠졌다.
일본어과를 선택해…? 아님 미친척 컴퓨터과를 노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컴퓨터과학과를 선택했다. 그것도… 미친데다 똘끼까지 발동해 3학년 편입에 지원서 쓱- 밀어넣었다. 그래도 나름 한때는 컴퓨터에 미쳐살며 프로그래밍이다 그래픽이다 뭐다- 하며 손에 잡히는대로 독학으로 공부해오던 나. 어쩌다가 들어간 대학 전공이 광고머시기였던지라 꽤 오랜시간 손을 놓았지만.. 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근거에 대책까지 말아먹고 질러버렸다. 게다가 이제 내나이 벌써 30인데… 4년씩이나 대학에 다닐 여유따윈 없다는 이유도 크다. 그러니 기왕 하는거 짧고 굵게 2년에 끝내자꾸나..
이런 생각도 했다. 일본어가 내가 나아가야할 미래라고 한다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내 인생의 또다른 즐거움으로 두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래, 내 인생 앞으로의 2년, 딱 2년만 프로그래밍에 목숨 걸어보자!! 일본어 공부를 포기하지는 못하겠지만, 내 자신이 정말 좋아해서 즐기며 공부할 수 있다면 그깟 학비쯤이야.. 더 중요한건!!? 내 마음이 그러라 시킨다.
잠이 안오는 초새벽. 지금 내 앞에는 C 프로그래밍 입문서가 놓여져있다. 3학년 편입해서 “나 아무것도 몰라요~” 한다고 교수들이 “아~ 네에~ 그렇습니까 자 따라해보세요 ABC~ “해줄리도 없겠고 적어도 따라가는 척이라도 하려면 예전 하던만큼은 머릿통을 타임슬립해 두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게 다 지원서가 통과 한다면- 이라는 얘기지 뭐…
글쓰다 시간 다갔다.. 잘시간은 없고 걍 출근이나 하자….-_-;;




